[LGERI 경영노트] 스마트폰 두뇌가 자동차에 이식되고 있다

입력 2015-06-12 07:00  

고성능 전기차로 잘 알려진 테슬라의 모델S는 대형 디스플레이, 자율 주행을 위한 센서 등 편의와 안전을 위한 첨단 전장 부품을 다수 탑재하고 있다. 이미 모델S뿐만 아니라 다른 자동차들도 편의와 안전을 위한 전장 부품 사용을 늘려가고 있다. 자동차 전장 부품의 시장 규모는 2012년 210조원에서 2020년에는 34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의 다양한 전장 부품 가운데서도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차량 탑승자에게 정보 및 편의를 제공하는 시스템)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관련 전장 부품들이다.

인포테인먼트에서는 대형·고화질 디스플레이 탑재가 늘어나고 있고 자동차와 외부 및 내부 기기의 연결 장치 적용도 확대되고 있다. ADAS에서는 카메라, 레이더, 초음파 등의 센서를 이용해 주행이나 주차 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의 위험을 알려주거나, 부분적으로 운전을 대신해주는 시스템이 늘어나고 있으며 향후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전장 부품들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높은 성장성과 더불어 자동차산업의 구조를 변화시킬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포테인먼트와 ADAS의 확산은 정보기술(IT) 기업에 자동차산업 진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IT 업체들은 기존 경험을 기반으로 ADAS에서는 카메라와 같은 영상인식 센서를 중심으로, 인포테인먼트에서는 대형 디스플레이 및 4세대 이동통신(LTE)급 텔레매틱스 등에서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의 자동차 저널리스트 모모타 겐지는 “IT의 발달로 IT 기업들이 자동차산업에 뛰어들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자동차산업의 모든 요소가 IT산업의 지배를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IT산업의 새로운 기업들이 자동차시장에 진입하면서 모바일 기기의 CPU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plication Processor·AP)를 제작하는 업체들도 자동차용 제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15 국제 가전박람회(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주요 모바일 AP 제조업체들은 AP를 이용한 자동차용 제품 및 솔루션들을 선보이며 자동차시장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엔비디아는 최신형 AP인 테그라 X1을 선보였는데, 컴퓨터 그래픽용 제품의 전시를 배제하고 오로지 모바일 AP를 활용한 자동차용 솔루션만 전시했다. 향후 주요 전략 방향이 자동차에 있다는 것을 명확히 드러낸 것이다.

모바일 AP업체들이 자동차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이유는 모바일 AP가 가진 빠른 그래픽 처리 능력과 통신기술을 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자동차에 장착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성능이 고도화하고, ADAS가 확산되면서 카메라의 영상정보 처리 등 대용량 데이터의 고속 처리 필요성이 증가해 이를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프로세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고성능 모바일 AP가 자동차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탑승자들은 3차원(3D) 클러스터,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 자율주행 등 지금보다 다양한 기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자동차산업 진출과 맞물려 모바일 운영체제(OS)도 자동차 적용이 확대될 수 있다. 다양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자동차에서 사용할 수 있어 궁극적으로 자동차와 모바일 환경의 융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스마트폰의 등장이 휴대폰산업을 크게 뒤흔든 것처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ADAS의 도입은 자동차와 모바일 융합 환경에서 예전에 생각하지 못한 경쟁 구도를 만들어낼 수 있다. 자동차산업의 기존 업체들은 이전에 예상하지 못한 다양한 경쟁자의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이런 변화를 신속하게 적용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스마트폰 시대에 사라져 버린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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